19일 오전 8시30분경 지하철 2호선 신천역에서 삼성역 사이 2km는 교통통제와 도로 일부를 차지한 전경버스 10여대로 인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20여대의 시내버스가 늘어선 버스전용차선은 길다란 주차장처럼 보였다.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탔는데도 직장에 20여분 늦게 도착했다는 김모씨(33)는 "조금만 융통성을 발휘하면 출근길 교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흥분했다.
아셈회의장 주변은 '시민반(半) 경찰반(半)'일 정도로 철저한 출입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회의장 옆 현대백화점을 찾은 김모씨(53·자영업)는 "경찰의 주된 경비방법이 출입통제라면 방패나 곤봉까지 들고 시민들에게 위압감을 줄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경찰측은 "시민들의 불편은 이해하지만 행사의 중요성으로 볼 때 바늘구멍만한 틈도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의 경비수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행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어떠한 형식의 집회나 시위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게 당국의 방침이다. 실제 국가원수와 관련된 총격이나 폭탄테러 사건 중에는 시위대로 가장한 테러분자에 의해 자행된 사례가 상당수 발견된다고 당국은 주장하고 있다.
세계화에 반대하는 비정부기구(NGO)의 시위에 대비, 당국은 아셈 개회식이 열리는 20일 회의장 주변에 위치한 봉은사 외곽에 경비인력을 집중 투입한다. 봉은사는 회의장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종교 장소로 병력투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 때문에 시위에 적절한 장소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당국은 이 곳으로 들어오는 민간인 중 시위대로 추정되는 인물들은 무조건 차에 태워 경찰로 연행한다는 방침이다. 다소의 인권침해 시비가 있더라도 행사를 원활하게 진행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당국은 시위진압을 위해 경찰병력 1만6000여명을 투입한다. 군 기무사와 국가정보원 등 핵심 정보기관에서 투입되는 병력만도 5000명을 넘는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 병력이 경호를 맡는 작전은 정부수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짝홀제도 당국의 협조요청을 서울시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원수들이 승용차를 이용해 이동할 경우 저격을 막기 위해서는 시속 40㎞ 이상의 속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정훈 최호원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