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코스닥 등록업체인 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사장(32)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서울의 동방상호신용금고와 인천의 대신상호신용금고로부터 677억원을 불법으로 대출받은 혐의를 확인하기위해 특별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또 정사장이 평창정보통신을 공개매수한다며 이회사 개인주주로부터 예탁받은 50만주를 대출받는데 담보로 제공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밝혀진 대주주 대출은 114억원이며 앞으로 1주일간 수표추적등 검사를 더 벌인 뒤 늦어도 30일경 검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대출액수가 최소한 4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동방금고 직원 및 일부 고객이 사설펀드를 만들어 장외기업인 평창정보통신 주식을 매입한 뒤 주가가 폭락하자 금고 돈으로 시세보다 3배가량 높게 사줘 총14억94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도록 했다.
정사장이 대주주인 인천의 대신금고는 장외주식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9월18일 평창정보통신 주식 33만주(시가36억3000만원)를 매수한 뒤 9월말경 정씨에게 무상으로 인출해 넘겨줬다. 또 대주주(지분율 44.9%)인 정씨에게 9억원을 대출한 것도 확인됐다.
금감원 김중회 비은행검사1국장은 “현재까지 드러난 불법사항만으로도 업무상배임에 해당돼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으로 동방과 대신금고에서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할 경우엔 영업정지를 취할 방침이다.이날 서울 강남의 동방금고 본점에는 수백명의 예금주가 몰려와 예금인출을 요구했다.
한국디지탈라인은 이 여파 등으로 21일 신한은행과 주택은행에 만기가 돌아온 14억9000만원의 기업어음(CP)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부도를 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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