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醫―政협상 수용여부 싸고 진통

  • 입력 2000년 10월 21일 19시 08분


의료계가 의―정(醫―政)대화 과정에서 나온 정부 입장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놓고 내부 혼선을 겪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권쟁취투쟁위원회는 20일 밤 중앙위원회를 열어 전날까지 21차례 진행된 의―정대화 결과를 추인할지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의쟁투 중앙위는 협상대표인 비상공동대표 10인 소위가 정부와의 대화를 계속해 대체조제 금지, 의약품 재분류 등 의료계 요구 사항을 관철할 수 있도록 전권을 위임했다. 의―정대화는 다음주 초 재개된다.

전공의들은 21일 이화여대목동병원에서 대학병원 전공의 대표자회의를 열어 그간의 의―정대화 결과를 보고받은 뒤 전문의 시험거부 및 전공의 유급조치 감수 여부를 묻는 투표를 23일 실시키로 했다.

전공의 비대위 관계자는 “의―정대화 결과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파업 철회보다는 투쟁 강도를 더 높이는 쪽으로 투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20일부터 대한약사회와 공식 대화를 통해 의―정대화 내용에 대한 약사회의 이해를 구하고 있고 의료계도 정부와 대화를 계속할 방침이어서 이르면 내주중 의―약―정(醫―藥―政)협의회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세대 의대교수회(회장 홍영재·洪永宰)는 20일 ‘전공의와 학생들의 복귀를 호소하며’라는 성명을 내고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투쟁의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알지만 교육자로서 제자들의 대량 유급 사태를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며 “국민과 함께 하는 의료 개혁이라는 전공의들의 투쟁 목표를 위해서라도 환자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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