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3일 신용금고 검사를 담당했던 장내찬(張來燦) 국장이 한국디지탈라인으로부터 수억원의 주식과 현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같은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23일 오전까지 이같은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또 동방금고로부터 불법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외에 금고 관계자 등 다른 인물의 계좌를 추적하고서도 이를 제대로 조사해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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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금고 불법대출 파문 2인 인터뷰] |
금감원은 장국장이 비은행검사국장으로 재직할 때 △동방금고에 대해선 3년7개월동안 검사를 하지 않았으며 △동방금고 직원들이 이번 대출을 주도한 것은 제3의 인물이라고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때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동방금고 직원들은 "감독원이 99년5월 이수원 대신금고(인천) 전무(현 사장)에 대한 해임권고를 정직 2개월로 낮춰줬다”고 주장했다.
정현준 KDL 사장은 이날 "6월21일 P은행 언주로 지점에서 손모씨 계좌에 3억5900만원을 입금했는데 이 돈은 장 전국장의 돈이라는 얘기를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에게 들었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또 " 2월에는 이 부회장의 요청으로 이수원 대신금고(인천) 사장을 통해 평창정보통신 주식이 당시 시가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금감원 직원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이른바 '정현준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 관계에서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사장은 또 3, 4일 후에 기자회견을 갖고 이 부회장 등의 사채업자들과 연계된 금감원 및 정치권 인사들도 완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장국장은 불법으로 1억원을 주식투자했다가 손해가 나자 금고측이 손실보전을 위해 장국장이 산 가격에 주식을 되사줬다. 또 금감원 직원들이 평창정보통신 3만주를 시가보다 낮게 넘겨받았으며 현금 10억원도 코스닥시장과 관련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감원은 동방 대신금고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고금액은 △출자자 불법대출 114억원 △유가증권 부당매입 및 유용 178억원 △임직원 등에 대한 부당자금지원 15억원 등 307억원이라고 밝혔다. 또 출자자에 대한 불법대출이 400억원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확인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업협회는 한국디지탈라인이 최종 부도처리 되기 전인 20일 400만주에 달하는 대량 거래가 이뤄진 점에 주목, 내부자들이 관련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팔았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