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김씨가 경찰조사 당시 변호인 등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17일간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며 같은 혐의로 기소된 딸 정모씨와 한번도 대질신문을 받지 않는 등 수사방식에 의문점이 많아 김씨의 자백을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처음 만난 북한 공작원의 요청을 바로 승낙했다는 등 김씨의 자백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기에 지나치게 당사자에게 불리한 내용”이라며 “김씨와 정씨의 자백만을 근거로 기소된 혐의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99년 10월 ‘모녀간첩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씨는 92년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딸을 통해 만난 한국민주통일연합 부의장 곽모씨와 수 차례 접촉하고 이적성 책자를 소지한 혐의 등으로 올 4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