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은행잎이 술술술, 강바람이 사아악, 이번 주말 목적지는 여의도다.
“첨엔 그냥 ‘일하러 가는 곳’이라고만 생각했어요. 회사원 아저씨들만 가득한 것 같고…. 시간이 좀 지나니까 군데군데 먹고 놀 곳이 꽤 많구나 느껴져요.”
SBS TV 주말드라마 ‘덕이’에 출연중인 탤런트 박시은(20·동덕여대 방송연예과2)은 여의도의 점심시간이 좋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별관 옆 유도회관 뒤
, 새로 생겨난 음식골목에서 별미를 감상하고 국회의사당 뒤 은행나무길 산책, 한강시민공원 꽃밭벤치에서 약간의 사색을 즐긴다. 그는 “여의도의 잔잔한 매력은 강남의 번잡함과 다르다”고 단언하는 친여의도파다.
강원도 산천어를 별미로 파는 임진각(02―761―8823)에 들렀다. 대나무통밥 홍게튀김 탕평채 학꽁치 훈제연어쌈 매운탕정식 등 기막힌 생선요리와 정식들이 상다리를 싸고 돈다. 1만2000원의 요리부터 4만원대의 정식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다.
신생 음식골목은 97년 유도회관이 개축되면서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해 지난해 옆에 대우메종리브르 오피스텔이 들어서면서부터 본격화됐다.
◇70개 음식점 오밀조밀
잠잠하던 동북 유창빌딩과 가든예식장빌딩마저 온통 ‘먹자’에 가세, 현재는 중대형 음식점 10여곳씩을 합쳐 70여개의 크고 작은 식당들이 한데 몰려 있다.
이곳의 대세는 소도(02―783―5724), 유선(02―780―5117)을 위시한 일식집 횟집과 고기집. 한국관(02―780―2561) 초원숯불고기(02―780―6542) 대우청해횟집(02―785―0474) 속초수산횟집(02―782―3935)은 24시간 영업을 선도하며 여의도의 라이프사이클을 바꿔놓고 있다.
왕돌잠영덕게(02―784―3332)는 영덕게의 부드러운 살을, 너섬가따로국밥(02―780―7920)은 진국 국밥을 맛볼 수 있는 곳. 코코스(02―761―1375) TGI프라이데이스(02―784―0024) 등 패밀리레스토랑도 한군데 모여 있다. 간판 등 외관은 물론 시설도 깔끔하고 은좌(銀座) 설이화(雪而花) 등 한자이름이 붙은 비즈니스클럽들이 몰려 있어 일본 도쿄의 어딘가를 연상케 하는 묘한 이미지를 낸다.
특히 주말에는 샐러리맨들이 다 빠져나가 가족끼리 가을의 한가로움과 넉넉함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주말에 사람이 몰리는 이름난 교외의 음식점들과는 딴판. 한갓지고 여유롭게 먹고 공원이나 한강둔치, 은행잎이 아름다운 윤중로에서 가을을 만끽하기는 여의도 만한 곳이 없다.
◇무료주차에 여유는 덤
증권타운이나 정당당사가 있는 곳 근처의 먹자골목은 주말 휴무가 많지만 이 지역은 연중무휴가 대부분이다. 토요일 3시 이후와 일요일 하루종일 공영주차장은 무료. 속초회수산집의 이영우 대표는 “토 일요일은 매상이 평일의 4분의 1도 안될 정도로 고요하다”며 “그래서 주말 가족외식엔 여의도가 일품”이라고 말했다. 참, 28일은 10월의 마지막 불꽃놀이가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려 여의도는 화려하지만 복잡 할 게 분명하다. 불꽃놀이 대신 ‘잔잔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은 이번 일요일부터 여의도로 가는 게 낫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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