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 사설펀드 70억짜리도 있다…70개 계좌 명단 확보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34분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 부장검사)는 30일 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鄭炫埈·32)사장이 벤처기업 투자를 위해 설립한 70억원 규모의 사설펀드인 ‘알타펀드’ 가입자 명단을 입수해 조사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검찰은 또 지난해 12월 불법대출 사실이 적발된 인천 대신금고 이수원전무(현 사장)에 대한 징계를 면직에서 정직 2개월로 가볍게 바꾼 주체가 장래찬(張來燦) 전 비은행검사국장이 아니라 금감원 국장급 이상 간부 9명으로 구성된 심의제재위원회라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됨에 따라 당시 심의제재위원들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사설펀드 모집과 로비 수사〓검찰이 새로 가입자 명단을 입수한 ‘알타펀드’라는 이름의 사설펀드는 70개 계좌로 이뤄져 있으며 한 계좌에 여러 명이 투자한 경우도 있고 한 명이 여러 개의 계좌에 투자한 경우도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설펀드는 정사장이 평창정보통신 등의 주식 시세조종을 위해 설립한 20억원 규모의 ‘동방펀드’와는 다른 것”이라며 “정사장측으로부터 펀드가입자 명단을 넘겨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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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비호혐의 수사〓검찰 관계자는 심의제재위원회가 대신금고 이사장의 징계수위를 낮췄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신금고를 감사한 금감원 직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위원회 관계자들을 불러 징계수위를 낮춘 경위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금감원이 유일반도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과 관련, 이 회사 장성환사장(39)에 대한 처리를 검찰고발에서 단순 경고로 완화한 경위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금감원 조사총괄국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장성환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장사장은 금감원에서 BW 저가발행을 문제삼아 검찰에 고발하려 하자 정현준사장과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부회장을 통해 10억원 상당의 BW를 뇌물로 교부한 혐의를 강하게 받고 있다”고 명시했다. 검찰은 또 정현준사장과 이경자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이들이 불법대출받은 자금 규모가 기존의 550여억원 외에 추가로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형·이명건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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