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별 향토 김치, 별미 김치를 비롯해 한방 김치 등 150여종의 김치를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김치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 후원으로 1∼3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165의 1 능안마을 강순의씨(52) 집에서 열리고 있는 ‘종갓집 김치전시회’가 바로 그 것.
이 전시회에서는 26세 때 나주 나(羅)씨 종갓집 며느리로 시집온 강씨가 가족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시어머니로부터 전수 받은 새댁 시절의 김치로부터 우리음식문화연구회 산하 ‘김치와 장아찌 모임’ 활동을 하면서 익힌 함경도 김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김치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행사 기간 중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강씨가 직접 배추통김치와 동치미 등 5종류의 김치를 만드는 강습회와 무료 시식회가 열리고 이후 오후 5시까지는 관람이 허용된다. 행사에는 지방별 향토김치 40여점을 비롯해 나씨 종갓집 김치 50점, 별미 김치 및 한방 김치 40점, 장아찌 및 젓갈류 60여점 등 총 150여종의 김치가 선뵌다.
강씨가 김치와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6대 독자인 남편 나도균씨(56·건축업)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면서부터. 시집살이가 힘들어 밤마다 베개를 눈물로 적셨다는 강씨는 “지난해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새삼스럽게 시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씨가 이번에 선보일 김치 중 고추씨 김치는 고춧가루 대신 고추씨만으로 김치를 만드는 독특한 비법.
또한 콩나물을 끓여 우려낸 국물로 동치미를 만들면 남편의 숙취를 풀어주는 ‘해장의 별미’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 이외에 오미자 물김치, 인삼 김치, 대추 엄나무 김치, 구기자 김치 등 한방 약재로 김치를 만드는 그만의 독특한 비법도 소개된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시댁이 있는 전남 나주의 텃밭에서 가꾼 채소와 약재 등을 갖고 와서 직접 담그는 등 한 달 동안 준비작업에 매달렸다.
강씨는 “오랜 세월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김치 솜씨를 소개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면서 “주부들에게 철마다 다양한 김치를 담그는 방법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이 알고 있는 김치 담그기 비법을 구술해 책으로 펴내는 일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02―3463―6962, 6965
<정연욱·윤상호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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