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무주서 '국제알코올중독자 모임'

  • 입력 2000년 11월 5일 19시 54분


박모씨(43·전북 전주)는 술접대가 많은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10여년간 근무하면서 알코올중독자가 됐다. 결국은 가정까지 깨지고 부랑자로 6개월간의 수용소 생활을 겪어야 했다. 그뒤 재기하기까지의 경험담을 털어놓을 때 많은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알코올중독자들이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고 치료와 사회복귀 방안을 모색하는 ‘AA(Alcoholics Anonymous·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 모임)국제컨벤션’이 3일부터 5일까지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에서 열렸다.

이 모임에는 ‘서울 미스터 김’ ‘부산 미스 리’라고만 밝힌 전국의 알코올중독자 300여명과 가족, 일본 미국에서 온 50여명의 회원, 정신과 의사와 사회복지사 등 모두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모임은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가정과 인격 파탄 사례를 고백하는 ‘마라톤모임’과 5년 이상 술을 끊은 고참 회원들의 사례 발표인 ‘스피커스 미팅’, 전문가 의견, 친교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AA는 ‘술을 끊겠다는 열망’을 가진 알코올중독자들이 모여 서로를 돕고 희망을 나누는 모임으로 1935년 미국에서 시작돼 현재 전세계 157개국에 2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82년에 시작돼 현재 73개 그룹에 2000여명의 회원이 매주 한차례 이상 모임을 갖고 있다.AA한국연합 대표 박모씨(60·서울)는 “우리나라의 경우 술을 강권하는 접대문화 등으로 국민의 4.6%가량이 알코올중독자로 추정된다”며 “중독자 자신이 술앞에 무력함을 인정하는 것이 회복의 첫 단계이기 때문에 이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락처 02―774―3796, 인터넷 주소 www.aakorea.co.kr

<무주〓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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