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거리는 90년대 초반 한때 30여개 업소들이 번성할 정도로 황금기를 구가했으나 최근 정부가 내년초부터 뱀탕집 업주는 물론 복용자까지 처벌하겠다고 밝히자 폐업 전업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30여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던 뱀탕거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현재 20여개 업소는 뱀 한 마리 들여놓지 않아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이며 5개 업소는 막국수와 일반 식당으로 업종을 바꿨다. 나머지 업소들은 문을 열고 있으나 영업활동은 미진한 편.
20년 동안 뱀탕집을 운영해온 장경석씨(51)는 아직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이미 전통 된장공장 등기까지 마친 상태. 그는 “무차별적인 포획과 불법영업은 단속해야 하겠지만 전통 보양식 전체를 금지시키는 발상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현재 영업 중인 업소들도 장씨처럼 조만간 업종을 바꾸거나 이 곳을 떠날 예정이어서 사실상 용문산 뱀탕거리는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 셈이다.
혐오식품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주장하는 견해 못지 않게 다른 한편에서는 대안없는 단속만으론 동남아 등지로부터의 밀수와 음성적 영업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있다.
<양평〓이동영기자>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