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전국 11개 클레이사격장에 대해 처음으로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7곳이 납오염 우려기준(㎏당 100㎎)을 초과했고 일부 사격장은 납성분이 외부 농수로에까지 기준 이상으로 흘러든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종합사격장은 ㎏당 평균 4352㎎의 납이 검출돼 우려기준의 43배, 대책기준(㎏당 300㎎·동식물의 생육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기준)의 15배에 달했다. 또 지표로부터 10∼30㎝의 심토층에서도 ㎏당 4221㎎의 납이 검출돼 납오염이 뿌리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 폐쇄된 대구 북구 대구종합사격장의 경우는 ㎏당 평균 5099㎎(대책기준의 17배)의 납이 검출됐으며 사격장 외부 농수로 바닥에서도 ㎏당 4625㎎의 납이 검출됐다. 이곳 농수로의 수질은 납오염이 ℓ당 평균 0.59㎎으로 농업용수기준(ℓ당 0.1㎎)의 6배 정도였다.
이밖에 인천사격장, 춘천사격장, 충북사격장, 창원사격장, 전남사격장 등이 우려기준을 초과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 납오염이 사격장 부지 내에 국한돼 인체에 직접적 피해는 없지만 조속히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대구사격장처럼 빗물을 통해 경작지로 흘러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현재 클레이사격장 관련법에는 탄알에 대한 수거 규정이 없어 대부분의 사격장이 산탄총의 납탄알을 그대로 방치, 토양과 우수로에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탄알 수거규정 마련을 소관부처인 행정자치부에 요구하는 한편 각 시도지사에게 오염토양 정화조치 명령을 내렸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