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때 독일로 입양된 지 20년만에 고국의 생모를 찾은 전길배(田吉培·26·대학생·독일명 마르틴 라펜베르그)씨는 인터넷으로 생모 찾기에 성공한 첫 번째 해외입양아다. 한국복지재단(회장 김석산·金石山)의 가족찾기 사이트(www.reunion.or.kr·02―777―9121)에 접속해 자신을 찾고 있는 생모 유순영(柳順榮·53)씨를 찾아낸 것.
10일 공항에서의 극적 상봉후 14일 재단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모자(母子)는 말은 안통해도 눈짓과 다독거림으로 20년간 묻어둔 혈육의 정을 나누고 있었다.
독일의 한국유학생에게 이 사이트를 소개받은 전씨가 E메일로 보낸 정보는 자신의 이름과 생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기억, 그리고 입양 직후 찍었던 독사진 뿐. 이때 이미 어머니 유씨는 복지재단에 아들찾기 신청을 해놓은 상태였고 이름과 생년월일이 일치한 전씨는 즉각 회신을 받을 수 있었다.
“길배가 전송해온 사진을 보니 제가 떠나보내기 전 마지막으로 사서 입힌 물방울무늬 윗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었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워 떠나보냈던 막내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유씨는 막상 막내를 찾게 되자 “꿈만 같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