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삶을 찾은 사람이 많다. 달리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도 보인다. 건강도 얻고 삶에 활력도 불어 넣는 ‘마라톤 관광’이다. 21세기와 더불어 출현한 색다른 일상의 탈출처 마라톤관광을 소개한다.>>
◇경주에서…뉴욕에서…괌에서…마니아들의 긴행렬 여행의 설렘과 삶의 활력 '21세기형 건강투어'◇
스태턴섬을 출발, 베라자노 다리를 건너 브루클린―퀸스 고속도로를 거쳐 다다른 맨해튼(섬). ‘뉴욕의 허파’ 센트럴파크 숲길을 종단한 뒤 할렘가를 경유, 5번가와 뉴욕현대미술관CMOMA)를 차례로 지난다. 미국에서도 가장 복잡하고 붐비는 뉴욕의 명소를 두루 섭렵하는 코스다. 자동차로 온종일 다녀도 다 둘러 보기 어려운 이 도시. 그러나 태평양을 건너 뉴욕마라톤에 참가한 한국의 마라톤 애호가 27명은 4일 두 발로 달리면서 구경하는 ‘호사’를 누렸다. 그것도 가두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해 주는 수많은 미국인에 둘러싸인 채.
“마라톤 관광이 아니라면 도저히 해 볼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이지요.”
이번에 26명의 마라톤 마니아를 뉴욕마라톤대회로 안내하고 자신도 직접 뛴 배낭과 마라톤 전문여행사 ‘여행춘추’대표 정동창씨(40)의 말이다. 97년 체중감량을 위해 뛰기 시작, 30㎏이나 줄여 ‘날씬한’ 체형을 갖추는 데 성공한 정씨. 마라톤 마니아가 되어 지금은 풀코스 완주(통산 12회)는 물론, 뉴욕 보스턴 런던 파리 베이징 등 저명한 국제마라톤대회 참가 관광단을 현지로 안내하고 자신도 참가해 뛰는 ‘마라톤 관광’ 전문가가 됐다. “여행도 하고 사업도 하고 좋아하는 마라톤도 즐기니 아무리 뛰어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12일에는 경주와 서울, 그리고 남태평양의 섬 괌에서 동시에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동아 경주오픈마라톤대회에는 5900여명, 여의도에서 열린 서울여자마라톤대회에는 1000여명, PIC(퍼시픽 아일랜드 클럽)괌 국제로드레이스(총 참가자 1500여명)에는 한국에서 건너간 마라톤 애호가 62명이 참가했다.
경주에서는 안압지 계림 황성공원으로 이어지는 옛도읍 서라벌의 유적지 코스를 달리며 서라벌의 만추를 만끽했다. PIC괌 대회에서는 프랭크 쇼터(53·미국·72년 뮌헨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와 함께 뛰고 강의도 들었다. 괌대회 참가자들은 금요일(10일) 오후 출발, 월요일(13일) 새벽에 돌아오는 여행춘추의 주말 3박4일 마라톤관광 패키지를 이용했다. PIC괌에 묵으며 달리기 후 비치와 워터파크에서 이틀간 한가로이 즐기는 일정.
5일 일본 규슈 사가(佐賀)현의 아리다(有田)정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아리다 로드’(Arita Road)는 400년 역사의 일본 최고(最古) 도자기마을에서 펼쳐진 축제 행사. 여기에도 한국의 마라톤 애호가 18명(프랑스인 1명 포함)이 한국마라톤여행클럽(대표 이규운)의 관광패키지를 통해 참가했다.
일정은 마라톤 및 도자기축제 참가후 벳푸온천과 아소 활화산, 그리고 구마모토성과 후쿠오카 시내관광이 포함된 3박4일. 주최측은 한국 참가자를 환영만찬에 초대하고 도자기 등 선물도 나눠주는 등 환대했다. 참가비 59만원을 내고 달리기와 축제, 온천 화산 시내관광까지 두루 즐길 수 있었다.
미국 호놀룰루 마라톤대회에서만 12번 완주기록을 갖고 있는 윌프레드 호리에(미국인)가 은행장인 제일은행측은 직원의 마라톤대회 참가를 적극 지원, 최근 국내 대회에 1674명이 참가했고 이 중 20명은 12월 10일 열리는 호놀룰루대회에 참가(4박5일 패키지)한다.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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