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몸값’ 10억대?…검찰간부출신 “부르는게 億”

거물급 변호사들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진승현(陳承鉉)씨 금융비리사건과 관련해 검찰출신 브로커 김모씨가 거물급 변호사 선임 명목으로 10억원을 받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브로커 김씨는 검찰 주사보 출신. 진씨는 김씨를 통해 검찰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들을 동원해 검찰수사에 대처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진씨는 당초 김씨에게 변호사 선임비용 명목으로 15억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일단 10억원을 건네준 것으로 알려졌다. 큰 사건의 경우 변호사는 보통 2, 3명이 선임되며 많을 때는 4, 5명이 ‘컨소시엄’으로 나서기도 한다.

진씨가 김씨에게 건넨 돈이 진씨 의도대로 변호사 선임비용으로 사용됐다면 변호사들은 1인당 수억원씩의 선임료를 챙겼을 것이다.

물론 ‘벤처 졸부’로 돈을 물쓰듯한 진씨의 경우를 일반적인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제법 규모가 큰 사건에서 검사장 이상 검찰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하려면 적어도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투자’하는 것이 관행이다. 지난해 한 경제사건 수사 당시 일부 거물급 변호사들은 수임료로 1억원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검찰 고위간부 출신들이 무더기로 개업하면서 이들의 희소가치도 떨어져 변호사 수임료의 거품이 많이 꺼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변호사는 “열심히 수사하는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며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수임을 거절하기도 한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