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동물원 ‘팬더 봉사팀’(팀장 남기주·44·동물원 부장). 어린 동물을 이용해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장애인과 정신질환자의 심리치료도 돕는 봉사단이다. 97년 3월 사육사, 조련사, 일반직원 등 동물원 직원 50명이 모여 발족했다.
처음엔 동물원을 찾지 못하는 장애인시설과 정신병원 등을 찾았다.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이후 연 40여차례씩 200여회에 걸쳐 동물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최근 찾아간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봉사단 총무 유성수씨(29·물개조련사)는 “꽃동네에서 최고 인기를 끈 동물은 어린 펭귄이었는데 노인들이 뒤뚱거리는 펭귄을 흉내내며 즐거워했고 앵무새와 라이거 등도 웃음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10여종류의 동물중 가장 인기있는 동물은 원숭이와 라이거. 하지만 위문 대상에 따라 좋아하는 동물이 달라지기도 한다. 유씨는 “발달장애인이나 지체부자유자는 토끼나 병아리 등 작은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가장 법석을 떠는 곳은 아무래도 어린이들이 모인 초등학교 교실이다. 유씨는 “교실에 들어서면 함성부터 쏟아진다”며 “아이들이 동물들을 만져보고 이것저것 묻고 답하는 사이 자연스럽게 생명의 존귀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린 동물이다 보니 멀리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유씨는 “동물로 인해 인연이 됐지만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고 형제처럼 지내는 봉사팀원과 보육원생들도 많다”고 전했다.
<용인〓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