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보건환경연구원조사 "환경호르몬 농산물 식탁위협"

  • 입력 2000년 12월 6일 18시 30분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올 2월부터 최근까지 광주 목포 순천지역 대형 유통업체에서 수거한 채소 과일 곡류 등 10종 240건의 농산물을 대상으로 환경호르몬 잔류량 검사를 벌인 결과 23.8%인 57건에서 엔도설판 등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환경부가 수질과 토양 등에 대한 환경호르몬 조사를 벌인 적은 있으나 농산물 검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농산물은 사과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금치와 상추가 9건, 수입오렌지와 딸기 토마토 깻잎 등이 5건, 수입콩 수입참깨 수입바나나가 각각 2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기준치를 초과한 농산물은 상추 시금치 사과 수입오렌지 수입콩 등 5종 9건으로 상추의 경우 클로르피리포스와 베노밀 성분이 각각 0.158¤, 7.884¤ 검출돼 기준치인 0.1¤과 5.0¤을 넘어섰다.

시금치는 1.047¤의 펜발리레이트(기준치 0.5¤) 성분이, 사과는 0.127∼1.010¤의 헴타클로르(〃 0.01¤) 성분이 검출됐으며 수입오렌지는 클로르피리포스 성분이 최고 0.653¤ 검출돼 기준치 0.3¤을 두배 이상 초과했다.

이번에 검출된 엔도설판 등 환경호르몬은 세계야생생물보호기금(WWF)이 동물에게 유해한 환경호르몬 47종에 포함시킨 물질로 인체에 다량 흡수되면 생식기능 이상과 불임, 성장억제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환경호르몬의 영향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추진해 이들 성분이 포함된 농약의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법적으로 규제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이 같은 분석자료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보내 환경호르몬 검출 빈도가 높은 농산물에 대해 지도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환경 호르몬이란▽

인체내의 호르몬처럼 사람의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환경 오염물질을 말한다. 즉 사람이 만들어 쓰다 버리거나 사용중인 각종 화학물질이나 농약 등이 먹이사슬을 통해 체내에 들어오는 것이 환경 호르몬이다. 환경 호르몬은 체내에서 생식장애 등을 유발하게 된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울산 초등학생 중금속 함유량 매년 증가△

울산지역 초등학생들의 몸 속 중금속 함유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지역 환경기술개발센터가 울산대 의대 이충렬(李忠烈·산업의학)교수팀에 의뢰해 울산공단 주변인 남구 장생포초교와 선암초교, 그리고 전원지역인 언양초교 등 3개교 학생 249명을 대상으로 97년과 99년, 올해 등 3차례에 걸쳐 실시한 건강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 혈(血)중 납(Pb) 함유량은 선암초교가 97년 4.39㎍/㎗, 99년 4.89㎍/㎗, 올해 7.11㎍/㎗로, 언양초교는 97년 3.81㎍/㎗에서 99년 4.75㎍/㎗, 올해 7.19㎍/㎗로 증가했다. 장생포초교는 97년과 올해가 비슷했다.

납은 국내에는 아직 기준치가 없으나 미국 질변관리센터(CDC)는 소아의 혈중 납 허용농도를 10㎍/㎗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요(尿)중 비소(As) 함유량은 장생포초교가 97년과 99년에 5.17㎍/ℓ, 올해 8.83㎍/ℓ로, 선암초교는 97년 4.4㎍/ℓ, 99년과 올해 각각 4.6㎍/ℓ로, 언양초교는 97년 2.25㎍/ℓ에서 올해 7.07㎍/ℓ으로 증가했다.

카드뮴(Cd)도 장생포초교가 97년 1.04㎍/ℓ에서 올해 1.49㎍/ℓ로, 선암초교는 97년 1.16㎍/ℓ에서 올해 1.83㎍/ℓ로, 언양초교는 97년 0.74㎍/ℓ에서 올해 1.48㎍/ℓ로 각각 증가했다.

비소와 카드뮴 역시 국내에는 기준치가 없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요중 비소 함유량을 30㎍/ℓ, 카드뮴은 2㎍/ℓ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이교수는 “아직 국내의 다른 지역 초등학생들의 체내 중금속 함유량에 대한 조사자료가 없어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중금속 함유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울산 전역에 대한 환경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