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정권홍보 '계도紙' 역사속으로

  • 입력 2000년 12월 6일 23시 00분


박정희(朴正熙)정권 때 생긴 뒤 ‘관언유착’이라는 비난 속에 30여년간 유지돼 온 ‘계도지’가 경남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홍보지’나 ‘주민 계몽지’ 등으로 불려온 계도지는 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 특정 신문을 대량으로 구입, 통장 이장 반장 등에게 무료로 배부하는 것.

경남의 경우 20개 시 군 가운데 96년 남해군이 계도지를 없앤데 이어 사천 양산 김해 진해 거제시와 창녕 하동 산청 함양 거창 합천군 등도 잇따라 폐지했다.

창원 마산 진주 등 나머지 8개 시 군은 관련 언론사의 ‘눈치’ 등을 의식해 올해까지 계도지 예산으로 2000만∼1억7000여만원씩을 지출했으나 이들도 내년 예산안에서는 계도지 항목을 모두 삭제했다.

경남 민주언론운동 시민연합과 마창진 참여연대 등 경남도내 55개 시민단체는 10월부터 ‘계도지 폐지를 위한 경남 시민연대’를 결성하고 각 자치단체에 계도지 폐지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거나 방문을 통해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시민연대는 “정보매체가 발달한 시대에 주민을 ‘계몽’한다는 명분이 설득력을 잃은데다 관언유착의 고리를 끊고 구시대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 경남도내 20개 시군의 자치단체장으로 구성된 ‘시장 군수 협의회’도 최근 열린 회의에서 시민단체의 요구와 시대변화를 감안, 계도지를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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