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식는 경기 "불안한 새해"…한은 低성장高물가 전망

  • 입력 2000년 12월 8일 18시 42분


한국은행은 8일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3%로 떨어질 것이나 잠재성장률(5∼6%)을 밑돌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경제가 경착륙한다거나 불경기에 빠져드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은의 이런 전망이 맞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품는 사람이 적지 않다. IMF 위기 직후이던 97년말, 98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5%로 할지 3.0%로 할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98년 실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6.8%였다. 98년말에 제시한 99년 성장률도 플러스로 돌아서는 정도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0.7%였다. IMF 위기 이후 경제전망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고 있다.

내년엔 국내외 변수가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내년 전망 자체가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이 3.9%(UBS워버그)∼6.8%(LG경제연구원)로 크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외 연구기관의 내년 경제전망
기관(전망시기)GDP성장률경상수지소비자물가실업률
한국은행(12월)5.3453.74%대 초반
KDI(10)5.4683.73.7
KIET(9)6.2163.0-
금융연구원(11)6.255.23.54.1
한국경제연구원(9)5.313.53.8-
LG(9)6.8493.03.5
삼성(11)5.763.63.53.4
현대(10)5.313.53.8-
골드만삭스(12)4.0683.2-
살로먼스미스바니(12)4.51703.0-
OECD(11)5.8862.6-
모건스탠리(10)6.6-4.0-
IMF(10)6.50.43.0-
JP모건5.3612.7-
UBS워버그3.9903.2-

▽경기 너무 빨리 식는다, 내년 1·4분기가 최악〓99년에 10.7%에 달한 뒤 올 1·4분기에 12.7%까지 올랐던 GDP 성장률은 4·4분기에 6.5%로 뚝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내년 1·4분기에는 5.0%로 더 낮아질 것이라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경상수지도 내년 1·4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 중 경상수지 흑자가 5억달러에 불과하고 1·4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경상수지가 분기에 적자를 나타내는 것은 97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실업률도 내년 1·4분기에는 4.5∼5.0%에 달해 자칫 잘못하면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도 4%를 넘어서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는 한은이 정한 중기물가목표(2.5±1%)를 크게 벗어나는 수치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2단계 기업 은행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미국경제도 안정을 되찾으면서 성장률이 5.4%로 다소 높아지고, 경상수지 흑자도 40억달러로 늘어나고, 물가상승률도 3%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기관별로 다른 경제전망〓내년에는 세계경제와 2단계 구조조정 등 국내외 요인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전망 자체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외 17개 연구기관이 내놓은 내년도 GDP 성장률 전망치는 3.9∼6.8%로 다양하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13억∼170억달러로 중구난방이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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