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영문 웹사이트는 ‘부패의 사회 문화적 환경 창출(Creation of Social and Cultural Environment of Corruption)’이 한국의 반(反)부패 정책프로그램의 하나라고 소개하고 있다. 물론 영어를 잘못 쓰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다.
▽청와대〓김대중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소개하는 곳 이름을 ‘economical view’로 붙였다. 직역하면 ‘절약하는 관점’이라는 엉뚱한 뜻. ‘views on economy’가 올바른 표현이다. 또 내용중 ‘평등한 복지사회 건설(Building an Equitarian Welfare Society)’에서 ‘Equitarian’은 사전에도 없는 단어. ‘삶(life)’을 ‘fife’라고 잘못 쓴 사례도 보인다.
이희호 여사의 인생역정을 소개한 커리어(careers) 부분은 고상한 어휘가 동원됐지만 문맥과 맞지 않는 한영사전식 단어가 많다는 평.
▽국회〓영문 웹페이지를 열자마자 나오는 ‘Open to the Public with a Nation’부터 실소를 자아내는 ‘콩글리시’. ‘국민과 함께 하는 열린 국회’라는 뜻으로 썼겠지만 외국인들은 무슨 뜻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 ‘leaders’를 ‘leders’라고 실수한 것도 눈에 띈다.
▽문화관광부〓겸양이 지나쳐 한국을 ‘조그만 아시아 국가(small Asian country)’라고 비하했다.
‘한국의 이미지들(Images of Korea)’이라는 페이지에서 ‘hanbok have been altered to better suit practical everyday comfort’라는 문장은 문법이 맞지 않아 정확한 뜻을 짐작하기 어렵다. 물음표가 중간에 등장하거나 끝에 마침표가 없는 문장들도 격을 떨어뜨린다.
‘The ministry also has striven the national and cultural reunification’도 잘못된 문장이다. ‘striven’ 다음에 전치사 ‘for(∼을 위하여)’나 ‘to achieve(을 이루기 위해)’를 넣어야 ‘우리 부는 또한 민족적 문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는 뜻의 자연스러운 문장이 된다.
소개란에 ‘information’이라는 간판을 달았으나 ‘introduction’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
통일부 사이트도 대문자를 쓰지 않아야 할 곳에 쓰거나 ‘version’을 ‘versin’으로 잘못 쓴 사례 등이 보인다.
본사 김정안기자(미국 UCLA 사회학과 졸업)와 함께 이들 사이트를 점검한 테레사 정(하버드대 생화학과 졸업), 다이앤 김씨(스탠퍼드대 국제정치행정대학원 재학) 등은 “원어민의 도움을 받는 등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될 것을 관료들의 무관심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