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한국의 대형 교회'방영 놓고 MBC와 기독교계 갈등

  • 입력 2000년 12월 19일 11시 51분


오는 19일 밤 10시55분 방영될 'PD수첩' '2000년 한국의 대형 교회(가제)'편을 둘러싸고 MBC와 기독교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PD수첩'이 일부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과 자금 유용 등에 관한 의혹과 비판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지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등 기독교 단체들은 "한국 교회의 긍정적인 역할은 외면한 채 성탄절을 앞둔 이 시점에 교회 내부의 일부 문제를 비판 보도하려는 것은 기독교를 부당하게 음해하고 사회통합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기총 등 기독교 단체와 교계 인사들은 지난 16일 '한국교회언론대책위원회'(위원장 김준곤 목사)를 구성한 뒤 MBC를 방문, 노성대 사장과 유수열 제작본부장, 'PD수첩'의 장덕수 책임 프로듀서에게 19일 방송 자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은 이와 별도로 16일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PD수첩' 19일 방송분에 대해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

‘언론대책위’는 또 18일 오후 7시와 19일 오전 11시 두 차례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한국교회 공정언론보도를 위한 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며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교계 전체가 시청거부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PD수첩'의 장덕수 책임프로듀서는 “전체 방송시간 60분 중 30분은 대형교회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을 보도하고 나머지 30분은 헌금 처리와 목회자 선출을 새로운 방식으로 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대형교회의 의혹 부분은 그동안 각종 언론에서 제기됐던 내용을 되짚어보는 수준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대형교회는 규모나 영향력에서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기 때문에 대형 교회의 문제는 더 이상 내부가 아니라 공공의 문제"라며 “성탄절을 앞두고 한국 교회의 모습을 한번 되짚어보는 것이지 교단이 주장하듯 '기독교 음해' 목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김재범/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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