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소년이 포항공대 예비학생 됐다

  • 입력 2000년 12월 22일 18시 30분


12세 소년이 잠재력을 인정받아 사상 처음으로 포항공대에 '예비학생'으로 뽑혔다.

특차전형결과를 발표한 포항공대는 22일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송지용(宋智勇) 군의 잠재적인 학습능력을 인정해 예비학생으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포항공대는 송군의 수능점수가 합격권안에 들지는 않았지만 송군의 IQ(지능지수:175),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수상기록 등을 검토한 결과 충분히 학습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예비학생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포항공대는 1년 동안 송군에게 생명공학부 과정을 이수하게 하면서 송군의 능력에 따라 다른 학부 과정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할 방침이다.

또 송군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해 내년에 수시모집 형태로 정식 입학시키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지난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한 송군은 올 수능 최연소 응시자로 중상위권의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성적만으로는 포항공대에 합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송군의 남다른 재능을 아까워한 학교 측의 배려로 송군은 1년 동안 기숙사와 식비 등을 제공받으며 포항공대에서 예비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송군이 평범한 초등학생과 다른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은 인천시 안남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인간생명에 유달리 관심이 많던 송군은 생명연장을 연구하는 의학자가 하루빨리 되고 싶어 검정고시에 응시했다.

송군은 올해 고입 및 대입검정고시를 잇달아 합격한 뒤 곧바로 대입 수능시험을 치렀다.

그러나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던 탓에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응시하게 된 것이 포항공대 특차지원. 성적보다는 송군의 재능을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원서를 넣게 됐고 최연소 예비학생으로 선발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다음은 송군과의 일문일답.

-토플공부를 하고 있다는데

▲포항공대에서 공부하게 되면 필요할 것 같아서 준비하고 있다.

-남보다 훨씬 먼저 대학에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별을 보다가 왜 인간은 우주에 나가보지도 못하고 죽는지 안타까웠다. 그래서 생명연장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빨리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입시 공부는 어떻게 했나

▲검정고시 학원에 한 달 정도 다녔으나 시간이 없어서 집에서 혼자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포항공대를 선택한 이유는

▲포항공대 학부에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있었다.

-면접고사 때 무슨 질문을 받았나

▲형들이랑 공부를 해야 되는데 내 체격가지고 되겠느냐고 하면서 몸무게를 물어 보았다. 그리고 관심있는 분야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안병률 최건일/동아닷컴기자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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