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있는 국내 유일의 원자력연료 제조사인 ㈜한전원자력연료 김덕지(金德之·60)사장은 최근 “경제위기상황에서 어려운 이웃과 고통을 나누고 국가경제 회생에 보탬이 되고자 내년 급여를 반납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파격적인 선언에 놀란 직원들이 “내년도 인건비 인상분만 동결하라”고 만류했으나 김사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사장은 올해에도 병석의 직원을 위해 거액을 희사하고 출장비용을 자비로 부담하는 등 무욕(無慾)의 면모를 보여 직원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김사장의 솔선수범에 직원들의 동참도 이어졌다. 이 회사의 3급 이상 간부들은 “회사 이익창출에 모범을 보이자”라며 99년 정부지정 경영혁신 우수사업장으로 평가되면서 받은 1인당 45만원의 성과급을 최근 자진 반납했다.
이 회사는 10월에도 감사원으로부터 공기업개혁 우수사례에 선정되는 등 모범적인 경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 출신인 김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와 미국 오하이오주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65년 한전에 입사했으며 원자력문화재단 홍보기획본부장과 한국원자력연료주식회사 감사를 거쳐 금년 6월 사장으로 취임한 ‘원자력맨’이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