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닷새째인 26일 두 은행 지점이 대부분 문을 열지 못했으며 일부 개점점포도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며 사실상 업무가 마비됐다. 연말을 맞아 봉급이나 상여금 지급이 안되고 수표나 어음교환 등의 기업금융거래도 차질을 빚어 연쇄부도사태가 일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한 한빛 기업은행 등이 예금을 대지급하도록 하겠다는 정부대책은 이날 집행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측은 “대지급이 이뤄지려면 3, 4일은 걸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으나 전산망을 연결하는 문제가 쉽지 않아 실제로 집행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금감원은 26일 양 은행 거래업체의 어음 만기연장과 부도유예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연말 금융대란]代지급 전산망개발에 일주일 걸려 |
정부는 조만간 경찰을 투입해 파업 은행원들을 강제 해산시킬 방침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파업이 내일(27일)까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경찰 투입이 임박했음을 강력히 내비쳤다. 국민 주택 두 은행 노조는 “경찰이 투입되더라도 은행원들은 출근을 거부하며 파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중은행의 파업 찬반투표가 이날 모든 은행에서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계에서는 은행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은행 노조가 동조 파업하는 총파업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26일 29개 통합점포를 운영할 방침이었으나 오전 중에 문을 연 곳은 20곳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인력이 부족해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주택은행은 전날 금감원에 신고한 59개 외에 추가점포를 개설해 84개의 통합 점포를 선정했으나 지방의 경우 일손이 달려 절반 이상이 제시간에 문을 열지 못하는 등 정상업무를 하지 못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어음이나 수표 교환, 대출 등의 업무는 안되고 있으며 입출금 업무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박현진·김승련기자·일산〓이동영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