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은 지난해 11월20일과 21일 주택공사 석유공사 등 5개 정부투자기관에 공문을 보내 "11월29일 열리는 경실련 11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밤 행사에 재정지원을 해달라" 며 지원요청금액 1000만원을 적시했다.
경실련은 이에 앞서 10월11일과 11월2일 두차례에 걸쳐 13개 정부투자기관에 기관장 판공비 사용내역, 현직 사외이사의 인적사항 등의 정보공개를 요청했고 12월28일에는 이들 13개 공기업 기관장의 판공비 내역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판공비가 지나치게 많고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모 공기업 관계자는 "판공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요구해 얼떨떨했었다" 면서 "결과적으로 기관장의 판공비를 문제삼으면서 정부투자기관으로부터 후원금을 걷겠다는 것은 예산을 전용하라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냐" 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 김용환(金龍煥)정책실장은 "후원금 요청 공문을 발송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석연(李石淵)사무총장이 친분관계에 있는 공기업측에 먼저 연락을 취한 뒤 '근거서류를 남기기 위해 공문으로 보내달라' 는 요청에 따랐던 것" 이라며 "이중 3군데에서 100만~2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고 말했다.
이사무총장은 "돈을 받은 공기업은 과거부터 경실련을 후원해온 곳들" 이라며 "경실련 사업의 경우 재정 모금 담당부서와 정책 담당 부서가 별개로 움직이고 있으며 판공비 내역공개와 후원요청이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 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실련은 후원의 밤 행사를 통해 크고 작은 기업들로부터 수백만∼1000만원씩의 후원금을 받았으며 모두 1억원을 모금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