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윤락혐의 10대 철없는 언행 충격

4일 오전 11시경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반 사무실. 30대 형사들과 여고생 나이의 10대들간의 낯선 실랑이가 한창이었다.

“아저씨도 나랑 (성관계를) 했잖아요?”

“내가 언제?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똑바로 말해!”

짙은 화장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입안에 든 사탕을 이리저리 굴리던 양모양(16·I여상1년 중퇴) 등 7명은 강력반 사무실이 마치 자신들의 안방인양 수다를 떨며 곤혹스러워하는 형사들을 놀리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여고 중퇴생들이고 한 명은 재학생.

서초경찰서는 이날 이들을 유흥주점에 접대부 및 윤락녀로 알선한 강모씨(32·서울 강남구 논현동)와 미성년자임을 알면서도 이들을 고용한 술집 주인 유모씨(46·여·서울 서초구 반포동) 등 8명을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이들 미성년자의 태도. 후회나 자책감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소녀는 모조 보석이 촘촘히 박힌 손목시계를 번쩍이며 “돈도 벌고 재밌잖아요”라면서 낄낄댔다. 이들에게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며 진술을 받아내려는 형사들은 ‘장난감’에 불과했다.

“토요일마다 남자친구 만나러 가야하는데 그러려면 옷도 사야하고 머리핀이랑 화장품도 사야하는데 엄마가 주는 용돈은 기껏해야 한 달에 3만원이에요. 돈 달라고 하기도 미안하고….”

이들이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시간은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술 마시는 건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우롱차와 바꿔치기해서 먹는 것도 모르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의 행동에는 이미 ‘이 바닥’의 노련미까지 배어있었다.

“당연히 부모들은 모르죠. 심야영화 본다고 하든가, 친구집에서 늦게까지 놀았다고 하니까요.”

형사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이들이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딸이라는 사실. 그중 한 명은 경기 성남시 분당의 50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 벤처사업가의 딸이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