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가 얼어붙고 아침마다 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곤욕을 치르는 주민들은 아예 시동을 걸어 놓은 채 잠자리에 든다.
“버스에 채워 둔 기름마저 얼어붙었어요. 이렇게 무서운 동장군(冬將軍)은 처음이에요.”
사람과 가축이라고 온전할 리 없다. 노인들의 돌연사로 줄초상이 나고 있고 소를 비롯한 가축들이 얼어죽고 있다.
상황 파악과 지원 대책 등을 취재하기 위해 찾아간 철원군청.
“원래 이곳 사람들은 추위에 적응이 잘 돼있어요. 겨울이면 늘 이렇거든요. 한파는 원래 재해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로 재해 대책을 마련하지도 않아요. 추워서 그런 걸 어떻게 하겠어요. 날 풀리기를 기다릴 수밖에요….”
철원은 ‘이상한 얼음나라’로 느껴졌다.
<철원〓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