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업체 '뇌물범벅'…인천시 4개업체 5개기관에 1억 뿌려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37분


레미콘, 아스콘 업체들이 인천시와 소방서, 세무서, 도로공사, 경인지방환경청 등 5개 기관 공무원들에게 1억1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넸다는 내용이 적힌 장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동부경찰서는 31일 인천시 도로 건설공사에 레미콘과 아스콘을 납품하는 K실업, G아스콘, S아스콘, H산업 등 인천지역 4개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결과 뇌물을 제공한 명세가 기재된 장부를 입수,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업체의 99년부터 현재까지 2년치 장부에서 물품검사, 소방점검, 세무조사 과정 등에서 접대비 명목으로 1억1000만원을 사용한 근거를 확인, 이 돈이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건네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S아스콘의 경리장부에는 ‘2000년 1월6일 황궁일식 17만8000원, 골드호프 150만원 서인천세무서’, K아스콘 장부에는 ‘ 2000년 6월10일 290만9100원 시종합건설본부’, H산업의 장부에는 ‘99년 1월19일 식대(환경청) 10만원’, ‘99년 11월1일 교통비(한국도로공사) 50만원’‘ 99년 11월5일 접대비 한국도로공사 30만원’이라고 기록돼 있다.

경찰은 이날 골재 및 아스콘 납품 과정에서 지난 98년 6월∼지난해 11월까지 9차례에 걸쳐 749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인천시 종합건설본부 이모씨(41·기능7급)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해 10월 인천 부평구 청천동 삼익악기 앞 하수도 배관 공사로 파헤쳐진 도로 포장공사에 인천시 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한 뒤 업체가 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꾸며 300만원을 가로챈 사실을 중시, 이같은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고 인천시 종합건설본부 직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또 장부에 기록된 경인지방환경청, 도로공사, 남부소방서, 서인천세무서 직원들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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