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前사장 3명 구속… 23조규모 회계조작 혐의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29분


(위쪽부터)전주범 양재열 유기범
(위쪽부터)전주범 양재열
유기범
대검 중앙수사부(김대웅·金大雄검사장)는 1일 대우그룹이 해외도피중인 김우중(金宇中)전 회장의 주도하에 장부조작 등으로 23조원 규모의 회계 내용을 조작해 은행과 종금사에서 10조원 이상을 불법 대출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구속〓검찰은 이에 따라 이날 1차로 전주범 양재열 전 대우전자 사장과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 등 3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대우통신 회계감사를 맡으면서 회계조작에 가담하고 이런 약점을 이용해 유기범 전사장에게 4차례에 걸쳐 4억7000여만원을 받아낸 혐의로 청운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김세경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강병호 전 ㈜대우 및 대우자동차 사장과 장병주 전 ㈜대우 사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 대우중공업의 추호석 전사장과 신영균 사장 등 10여명을 소환해 조사중이며 이들 중 4, 5명에 대해 2일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김 전회장에게 변호인 등을 통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으며 몰수 추징 등에 대비해 김 전회장의 국내 재산을 파악중이다.

검찰은 회계 부정 및 사기를 주도하거나 가담한 대우 전현직 임직원과 회계사 등 30여명을 다음주 중 일괄 기소할 예정이며 김 전회장에 대해서는 귀국하지 않을 경우 일단 기소중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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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내용〓검찰은 대우그룹의 외화 밀반출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에 대한 수사 여부에 대해 “현재로선 수사 여력이 없으며 특별한 단서도 없다”며 “다음주에 관련자를 기소한 뒤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수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회장 등이 15조원 규모의 해외차입금 중 해외로 다시 빼돌리거나 해외에서 아예 들여오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10조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자금추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전주범 전사장은 98년 2월 대우전자 사장으로 있으면서 이 회사가 경영부실로 자본 잠식과 대규모 적자가 우려되자 김 전회장 등과 공모해 1조7000억원 가량의 가공 자산을 만드는 등 결산 장부를 조작한 뒤 은행 등에서 9회에 걸쳐 9399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다.

금감원은 ㈜대우와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대우중공업, 대우통신 등 5개 계열사가 97, 98 회계연도에 차입금 누락 또는 가공채권 조작 등의 수법으로 자산을 부풀리는 등 22조9000억원 규모의 분식결산을 했다고 밝혔었다.

그런데 검찰 수사에서는 대우전자와 대우통신의 분식결산 액수가 금감원 발표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나 전체 분식결산 규모는 금감원 발표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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