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국내사 탑승카운터 東 '북새통' 西 '썰렁'

  • 입력 2001년 2월 6일 18시 37분


3월29일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탑승 카운터가 정밀한 승객 수요 분석없이 항공사 로비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배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국제선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탑승 카운터가 한쪽으로 몰리게 돼 이들 회사 항공편을 주로 이용하는 국내 승객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활주로와 가깝고 귀빈실 이용이 용이한 동쪽 터미널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탑승 카운터가 각각 100개와 54개 설치돼 시험 운영중이다. 반면 동쪽 터미널과 면적이 같은 서쪽 터미널에는 일본항공,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등 국내에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들이 탑승 카운터를 80개만 사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쪽 터미널의 경우 카운터 수가 서쪽의 2배 가까이 돼 탑승 수속시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 특히 국내 항공사와 외국 항공사의 수송 비율이 7 대 3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여객 터미널 공간의 절반을 차지하는 동쪽 터미널에서 전체 승객의 70%를 처리해야 하는 불균형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당초 여객터미널 정문을 중심으로 국적 항공사들의 카운터를 동서 양쪽으로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두 항공사 모두 국내선 카운터와 귀빈실이 가까운 동쪽 터미널을 선호해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중 어느 회사도 카운터 배정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아 동쪽 터미널로 편중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화물 처리시스템(BHS) 용량 부족도 이 같은 기형적인 카운터 배치가 주된 원인”이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김포공항도 99년 4월까지 두 국적 항공사가 국제선 2청사를 같이 사용하다가 혼잡이 가중돼 같은 해 5월 아시아나항공이 1청사로 이전하면서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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