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노조 농성장 경찰 투입

  • 입력 2001년 2월 19일 18시 15분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이 농성중인 대우차 부평공장에 경찰이 투입됐다.

경찰은 사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노조원들을 해산하기 위해 19일 오후 5시54분께 전격적으로 4200여명의 전경을 농성장안으로 들여 보냈다.

경찰은 오후 5시57분쯤 부평공장 남문과 북문에서 포크레인으로 바리케이트를 거둬 내는 등 공장 진입을 위해 사전 준비작업을 벌였다.

또 경찰은 오후 6시7분쯤부터 남문과 서문으로 전경을 투입했으며 헬기와 포크레인을 이용해 노동자들을 압박했다.

경찰은 오후 6시10분쯤 정문을 제외한 동,서,남,북문으로 전경을 투입해 공장 안의 상당수 노동자들을 연행하거나 해산시켰다.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저지하던 정문 주변의 노동자들도 오후 6시13분쯤 밀려드는 경찰에 밀려 사방으로 흩어졌다.

현재 공장 안에는 400~500명의 노조원 및 가족들이 건물 등으로 피했으며 일부 노조원들은 폐타이어에 불을 질러 경찰의 진입에 강하게 맞서기도 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공장 인근 조립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중이다.

민주노총은 수도권 조합원들을 인천 대우자동차 정문앞으로 집결하라고 산하 연맹단체에 긴급 지시했다.

민주노총은 또 산하 연맹조직에 비상 대기인원을 배치토록 했으며 가두방송을 통해 대우자동차 정문으로 모일 것을 지시했다.

이에따라 대우자동차 정문 주변에서 밤 늦도록 경찰과 노동자간의 대치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위원장등 노조간부 29명에 대한 체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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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투입전 상황 = 이에 앞서 조합원 및 가족 등 350여명은 오전 10시20분께 부평공장 내 정문 앞에 집결, 농성 합류를 시도하는 공장 밖 조합원·가족 100여명을 들여보내 줄 것을 요구하며 이를 막는 경찰과 격렬하게 부딪쳤다.

이들은 정문을 사이에 두고 전경들과 쇠파이프·곤봉 등으로 서로 치고받으며 치열하게 싸움을 벌였으며 노조 지도부가 부상자 발생을 우려, 돌 등의 사용을 금지했으나 흥분한 일부 조합원들은 쇠파이프와 철제 소형 바리케이드 등을 던지고 소화기를 뿌리며 대형 호스로 물줄기를 퍼부었다.

이로 인해 조합원 1명이 날아든 물체에 맞아 얼굴이 찢기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이 잇따랐다.

조합원들은 오전 11시20분께 공장내 조립사거리로 후퇴했으며 오후 3시께 또 한차례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이날 15개 중대 1천800여명을 공장 주요 출입구를 중심으로 배치해 조합원 등의 공장 진입을 막았다.

이무영 경찰청장은 이날 "극렬 폭력사태가 발생하거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찰력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당장 공권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조합원 가세는 부진 = 이날 정리해고 통지서 배달이 거의 끝났으나 조합원·가족의 대거 합세는 없었다.

따라서 지난 17일 노조의 총파업 돌입 선언에도 불구하고 농성에 참가하는 조합원은 300~500명선에 그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족은 60여명 정도다.

비록 경찰이 출입문을 봉쇄하고는 있지만 공장에 들어가려는 조합원과 가족들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또 대우차 공동투쟁본부 등은 이날 오후 3시께 부평역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참가자가 150여명에 그쳐 제대로 열지 못했다.

◇창원·군산공장 정상가동 = 부평본사 노조가 전 사업장에서의 총파업을 선언했음에도 창원(마티즈), 군산(레조·누비라), 부산(버스)공장은 이날도 정상 가동됐다.

부평공장은 회사측이 재고감축을 위해 승용1공장(라노스)은 지난 12일부터, 승용2공장(매그너스·레간자)은 15일부터 가동을 멈춘 상태다.

창원공장만 지난 16일에 이어 이날 일과시간 후의 잔업(2시간)을 거부했다.

이들 공장 노조 지부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향후 동조파업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대우차 농성이 총파업으로 확산되느냐 또는 진정국면에 접어드느냐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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