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19일 최근 세균성 이질이 어린이집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도내의 어린이집 307개소와 유치원 117개소 등에 대해 22일부터 28일까지 임시 휴원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도는 또 이질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대학입시학원을 제외한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에도 휴강조치를 내리기로 하고 제주학원연합회측과 협의 중이다.
도내에서는 9일 제주시 노형동 A어린이집 원생 12명이 세균성 이질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이후 현재까지 어린이집 원생 28명 등 모두 36명이 이질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질에 감염된 제주지역 어린이 중 일부는 경남지역 등을 여행한 것으로 드러나 세균성 이질이 전국적으로 유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발병 추세:작년 2501명…제주 66% 최다▼
제주지역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이질이 번지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6월 375명, 7월 20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나 8월 33명, 9월 16명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세균성 이질은 다시 극성을 부리기 시작해 10월 454명, 11월 204명의 환자가 나타났으며 이후 2개월 동안 잠잠했다가 이번에 다시 집단 발생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제주지역 이질이 2,3개월을 주기로 확산과 소강상태를 반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이질환자는 전남 264명, 경기 186명, 부산 172명, 경남 133명 등 총 2510명으로 이 가운데 제주지역이 66.3%인 1664명을 차지했다. 전국의 세균성 이질환자는 99년 1780명에서 지난해 2510명으로 41%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질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로 증상이 없으면서도 균을 갖고 있는 ‘무증상 보균자’의 발병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특징:고열심해…격리치료를▼
법정 전염병인 세균성 이질은 고열과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환자와의 접촉으로 순식간에 번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질에 감염될 경우 격리치료가 필수적이며 세파계 항생제를 쓰면 대부분 4,5일 정도가 지나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달 3일 제주지역 모 초등학교 1학년 고모군(7)의 경우 이 항생제로는 치료가 되지 않는 신종 내성균이 검출돼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국립보건원 이상원(李相沅·35)역학조사관은 “제주지역은 경조사 때 집안이나 식당에서 집단적으로 음식물을 조리하고 제공하는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세균성 이질이 쉽게 번지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제주의 세균성 이질이 토착성을 지니고 있는지 등에 대한 유전자조사를 실시중”이라고 말했다.
▼예방법:예방백신 없어…위생이 최선▼
이질은 ‘환자를 보고만 있어도 전염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염력이 강한 것이 특징.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보건당국과 병원 등은 예방을 위해 식사 전후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 반드시 손을 씻고 가정과 식당 등에서는 소독수를 이용해 주방과 화장실을 청소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단순 설사환자라도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외출을 삼가고 음식조리를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