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기독교인' 변신? "미움 버리니 마음편해"

  • 입력 2001년 2월 21일 01시 04분


탈주범 신창원(申昌源·34)씨가 옥중에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변한 모습을 보여주는 편지 내용이 최근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랐다.

이는 서울고검의 한 직원이 신씨에게서 받은 편지 한 통의 전문을 그대로 올린 것. 기독교신자인 이 직원은 신씨와 편지와 엽서를 여러 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이 편지에서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많으면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간다. 미움을 버리고 나니까 마음이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편하다”고 밝혔다. 신씨는 또 “만약 누군가를 미워하며 괴로워하는 분이 있다면 잘잘못을 떠나 먼저 상대방에게 사과를 하고 마음의 평안을 찾을 것을 권하고 싶다”며 “주님의 말씀을 볼 때마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말했다.신씨는 최근 일본에서 절도행각을 벌이다 일본 경찰에 붙잡힌 ‘대도(大盜)’ 조세형(趙世衡·62)씨에 대해 “조씨가 그렇게 무너지게 된 원인은 증오심을 버리지 못한 것에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99년 9월 한 기독교 신자의 편지를 받은 뒤 기독교를 믿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검찰 직원은 “편지 한 통만으로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던 신씨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탈바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97년 1월 부산교도소를 탈주했다가 99년 7월 붙잡힌 신씨는 지난해 9월 탈주기간 중 144차례의 강절도를 저지른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2년 6월을 선고받았다. 신씨는 그러나 이와 관계없이 탈주 이전에 강도치사죄로 형이 확정된 무기징역형을 복역해야 한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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