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수사과는 26일 삼성전자 전 연구원 조원준(37·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김점식(33·서울 강동구 둔촌동)씨 등 2명을 업무상 배임등 혐의로 구속했다.
삼성전자 정보통신분야 선임연구원으로 있던 조씨는 지난해 10월중순경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실험실에서 음성정합장치와 음성부호 소프트웨어등 삼성전자가 1970억원 상당을 개발비로 투자한 이동통신 첨단기술 6종을 디스켓에 복사해 빼냈다. 조씨와 함께 근무하던 김씨도 지난해 7월말경 휴대폰기지국 채널처리 설명서와 고집적회로설명서 등 419억원이 개발비로 투입된 9종의 기술자료를 같은 수법으로 훔쳤다.
이들은 이 첨단기술을 이용해 벤처기업을 설립하려다 실패하자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무선통신 부품제조업체인 H시스템에 고용계약을 체결한뒤 비자까지 발급받아 이달말 출국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내산업기술의 해외유출을 막기위해 내사를 벌여온 국정원이 삼성전자측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삼성전자측이 13일 수원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함으로써 덜미가 잡혔다.
검찰관계자는 “이들은 검찰수사가 진행되자 첨단기술이 담긴 디스켓을 파기하고 본체에 보관중이던 파일도 모두 삭제했으나 전문가들이 이를 복구하자 비로소 범죄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