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시정개발연구원은 26일 ‘교통혼잡지역 신교통수단 시범도입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다양한 검토결과를 제시했다. 이 방안은 앞으로 여론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서울시의 방침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신교통수단은 이용거리 1∼10㎞정도, 시간당 수송인구 4500∼2만명 정도의 규모로 지하철과 버스의 중간 규모 수송력을 갖춘 교통수단. 공중에 설치된 궤도 위를 달리는 모노레일과 자기부상열차 등이 이에 해당된다.
서울시는 올해 안으로 신교통수단 사업자를 확정해 내년 초에 착공, 2004년부터 강남지역에서 시범 운행에 들어간다는 기본 방침을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왜 강남인가〓서울에서도 업무, 문화 등 도시기능의 집중도가 가장 높은 곳이 강남구 일대다. 특히 테헤란로, 논현로 등의 상업 업무지역을 비롯해 도곡동, 대치동, 청담동 등에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어 교통혼잡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서울 전 구간의 평균 통행속도가 시속 21.06㎞. 그러나 강남지역의 경우 평균 속도의 66.4%에 해당하는 시속 13.99㎞에 불과해 이 일대 교통정체는 서울에서 ‘최악의 수준’이다.
▽유력한 신교통수단과 노선 제시〓이번 공청회에서 삼성역, ASEM단지, 선릉역, 역삼역을 경유해 강남역을 연결하는 노선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차량기지는 탄천주차장.
강남구의 최대 고밀도 업무지역인 테헤란로를 가로질러 업무 교통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 이외에 도로 폭이 넓어 구조물 건설에 이점이 있다는 것이 강점.
시정개발연구원은 실제 신교통수단이 도입될 경우 하루 평균 6만66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어 택시 및 승용차 2만5000대의 운행 감소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적 시스템으로는 하나의 궤도를 이용해서 차량이 달리는 모노레일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모노레일은 건설공사시 부지 면적이 적게 들고 구조물이 작아서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으나 차량 회차가 쉽지 않아 운송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도 없지 않다.
▽문제점은 없나〓2000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건설비용 부담이 일차적 장벽이다.
서울시는 ‘재력 있는’ 민간 사업자를 유치하면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경제 상황에서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만만찮다.
설사 도입되더라도 신교통수단이 시내버스와 지하철 사이 ‘틈새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는지도 관건이다. 이용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적절한 수익을 올리지 못할 경우 또다른 ‘도심속 흉물’로 전락할 공산이 크기 때문.
실제 서울 지하철은 아직 충분한 승객 수를 확보하지 못해 5조원이 넘는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신교통수단 설치구간의 도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접 건물 안에 정거장을 설치해야 하지만 기존 건물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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