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본보 취재팀이 입수한 대검 중수부의 수사기록에 따르면 김 전차장은 1월21일의 조사 때 “당시 부하직원이 1억원짜리 수표로 흰 봉투에 넣어 나에게 갖고 왔으며 평소 외상을 지지 않는 성격상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불안할 것 같아 그날 또는 다음날 신한국당 측에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전달된 940억원은 총선 전인 95년 10월과 12월 47억원, 96년 1월 480억원, 3월 360억원이 각각 강삼재(姜三載)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이 관리하던 차명계좌를 통해 현금화됐으며 53억원은 총선 후인 4월과 9월, 12월 각각 현금화돼 사용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 전차장의 진술이 사실일 경우 그가 전달한 돈을 직접 강 의원이 받아 보관했다가 현금화한 것인지 아니면 제3의 인물이나 기관을 거쳐 강 의원에게 전달된 것인지가 사건의 실체와 관련된 재판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자금의 전달 경위와 관련해 “안기부 수표를 세탁한 강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것이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 김 전차장은 “누구에게 어디서 전달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일관되게 함구했다. 김 전차장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등 청와대측의 지시 또는 공모 여부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일절 정치자금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