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의 아버지 박신길씨(61)는 “119구조대원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다 숭고하게 생을 마감한 아들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남을 위해 쓸 수 있도록 병원에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내 김원숙씨(59), 둘째아들 준형씨(30·회사원), 그리고 박 소방사의 약혼녀 장모씨(31)와 의논한 결과 숨진 박 소방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의미에서 시신기증에 합의했다는 것.
어머니 김씨는 “자신의 월급봉투를 매달 집에 꼬박꼬박 갖다주었으며 아무리 피곤해도 짜증 한번 낸 적이 없는 착한 아들이었다”며 “아들은 죽었지만 가족 모두와 그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소방사는 고교 3학년 때 가산이 기울자 스스로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택했으며 최근에는 못다 한 공부를 뒤늦게라도 하기 위해 야간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