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포커스]"너무나 고귀한 죽음"…박준우소방사 유족 시신기증

  • 입력 2001년 3월 5일 18시 50분


순직한 소방사 박준우씨(31)의 유족은 5일 박씨의 시신을 병원에 기증하기로 했다.

박씨의 아버지 박신길씨(61)는 “119구조대원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다 숭고하게 생을 마감한 아들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남을 위해 쓸 수 있도록 병원에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내 김원숙씨(59), 둘째아들 준형씨(30·회사원), 그리고 박 소방사의 약혼녀 장모씨(31)와 의논한 결과 숨진 박 소방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의미에서 시신기증에 합의했다는 것.

어머니 김씨는 “자신의 월급봉투를 매달 집에 꼬박꼬박 갖다주었으며 아무리 피곤해도 짜증 한번 낸 적이 없는 착한 아들이었다”며 “아들은 죽었지만 가족 모두와 그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소방사는 고교 3학년 때 가산이 기울자 스스로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택했으며 최근에는 못다 한 공부를 뒤늦게라도 하기 위해 야간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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