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우식(金雨植) 총장은 동아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기여우대제 도입 방침을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는 비교적 다른 사립대보다 재정상태가 나은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김 총장은 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총장이 구상하는 연세대 발전방향은 크게 세계화 정보화 특성화이다. 국제관계총괄위원회를 구성하고 외국 학생들과 재학생들이 자유롭게 어울리는 글로벌 라운지(Global Lounge) 등의 시설을 설치하며 외국 대학과 학생을 교류해 학생의 의식과 비전을 세계화한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디지털 도서관을 건립하는 한편 한중일을 연결하는 원격학습체제를 갖추고 통합정보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학교를 정보화하고 국학 의료 첨단기술 국제학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야를 특성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초중고교생이 애써 속칭 일류대에 입학해도 졸업하면 실업자가 되기 십상인 현실에서 대학이 희망을 줄 수 있는 길은 창조적인 전문 지식인을 양성하고 봉사적인 지도자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학교 발전에 기여한 분들의 자녀를 입학시 우대하는 것은 기여우대제의 한가지일 뿐”이라며 “기여한 기업에는 연구진이 기술적인 지원을 하거나 사원들에게 훈련을 시켜줄 수 있으며 가문에는 명예학위를 주는 등의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여우대제가 ‘돈 놓고 합격증 먹는 식’이 아니냐는 세간의 시각을 경계했다.
김 총장은 “기여우대제를 실시하더라도 해당 학생이 수학능력을 갖췄는지 심사하고 비정부기구(NGO) 대표를 위원으로 선정해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면서 “기여우대제로 만들어진 돈은 전부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단언했다. 이 제도로 학교발전기금이 모이면 장학금 수혜 규모가 늘어나 가난한 학생도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의 재정확충방안과 관련해 김 총장은 “대외협력발전위원회를 만들어 발전기금을 모으는 방안을 연구하고 연세산학협동센터를 통해 산학협력을 강화하며 학부모와 동문을 중심으로 학교지원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정부가 대학이 창의성을 펼칠 수 있게 유도하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대학은 정부보다 시대의 변화를 주시하며 발전에 대한 절박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 총장은 학교 구석구석을 몸소 살피며 학생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다보니 느끼는 것도 많다.
최근 교육현실에 대해 김 총장은 “학생들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점차 영악스럽고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더불어 사는 지혜와 인성을 갖추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