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조폭 의리'…부두목 지시로 조직원 대신 복역

  • 입력 2001년 3월 7일 23시 33분


사람을 죽인 뒤 범행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다른 조직원을 대신 범인으로 자수시켜 복역토록 한 폭력조직원들이 검찰에 검거됐다.

서울지검 강력부(이준보·李俊甫 부장검사)는 7일 서울 동대문구 일대의 폭력조직인 ‘장안동파’ 조직원 고모씨(29) 등 8명을 상해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조직원 10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96년 10월 조직원인 이모씨, 오모씨(구속기소)와 함께 다른 폭력조직과 패싸움을 벌이다 1명을 살해한 뒤 전과가 없는 조직원 조모씨 등 3명을 자수시키고 다른 조직원들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하게 하는 등 사건을 축소 은폐한 혐의다.

징역 7년을 확정받고 4년4개월째 복역 중인 조씨는 검찰과 법원에서 “내가 살해했다”고 자백했으나 고씨 등은 최근 “조씨는 살해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았고 부두목 박모씨의 지시에 따라 죄를 뒤집어쓴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편 패싸움에 가담했던 이씨는 당시 구속기소돼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부두목 박씨는 최근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미국으로 도피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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