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수도권 신도시 고교평준화 확정이후 명암

  • 입력 2001년 3월 15일 18시 43분


지난해 12월 수도권 7개신도시 고교평준화 도입방침 확정 이후 소위 명문고 주변의 중학교 전학생이 늘고 있으며 아파트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특수지고교 지정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올 들어 3월 현재까지 경기 고양시 일산과 성남시 분당 등 신도시 지역의 전학생은 분당 350여명, 일산 300여명 등 예년보다 40∼50명씩 늘었다. 특히 분당 서현고, 분당고, 이매고 주변 중학교와 일산 백석고 등 명문고 주변 중학교에 전학희망자가 많았다. 근거리 배정원칙을 의식해 명문고 주변으로 몰린 것.

그러나 공동학군 배정원칙에 따라 희망하는 중학교에 배정된 경우는 드물었다.

이에 따라 첫 이사철을 맞은 신도시의 명문고 주변 아파트값은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전세금은 전세매물 부족현상과 맞물려 30평형대를 기준으로 한달 새 최고 2000만원까지 올랐다.

분당에서는 명문고로 꼽히는 서현고 주변 시범단지 아파트 값에 ‘명문고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32평형 전세금은 지난해 말 1억3500만원선이었으나 이달 들어 2000만원이 올라 1억5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로열공인중개사무소 최성현씨는 “지방이나 서울에서 이사오려는 수요자가 특히 서현고 주변을 선호한다”며 “경기 회복에 따라 매매가도 서현동을 중심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일산 백석고 주변도 비슷하다. 백마마을 극동 삼환, 강촌마을 동아, 강선마을 한신 등 아파트 전세금은 올 들어 1000만∼1500만원 상승했다. 다른 곳과 상승폭은 비슷하지만 수요가 몰려 매물이 부족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성남지역의 5개 특수지고교의 존치여부를 검토중인 가운데 해당지역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이 특수지고교 해제를 요구하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성남 효성, 낙생, 성인, 영덕여고 등 4개학교 교감과 학부모들은 13일 효성고에서 모임을 갖고 ‘특수지 지정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차례 정례모임을 갖는 것을 비롯해 22일 4개교 학부모 160여명이 도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로 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효성고 김영배(金英培) 교감은 “고교평준화를 실시하는 마당에 특수지고교를 존치시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특수지고교는 81년 성남 구시가지의 평준화를 실시하면서 통학거리와 학교시설 등을 감안해 비평준화제도를 적용해온 사립고교들이다.

이와 함께 의왕지역 학부모들도 도교육청에서 의왕지역 사립고교인 정원, 우성 등 2개교를 대상으로 특수지고교 지정여부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자 역시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학거리, 시간 등에 대한 조사는 학생배정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평준화 대상지역 전체 고교를 상대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특수지고교를 지정할 경우 해당학교와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공청회를 거치기 때문에 밀실결정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남·고양〓남경현·이은우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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