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청부살인극…부하직원이 조폭동원 사장살해

벤처기업 사장이 다른 회사를 세운 뒤 기술특허권을 빼내 가려 한다는 이유로 부하직원이 폭력배를 동원해 그를 청부살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8일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벤처기업 ㈜엔비로 사장 김효근(金孝根·41)씨 살해사건을 수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16일 발표했다.

경찰은 살해를 부탁한 이 회사 영업차장 유모씨(37)와 조직원들에게 김사장 살해를 지시한 박모씨(46)를 살인교사 혐의로 이날 구속했다.

경찰은 또 박씨의 지시로 지난달 8일 오전 1시40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길에서 생선회칼로 김사장의 몸을 15차례 찔러 숨지게 한 윤모씨(22) 등 4명에 대해서도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유씨를 폭력배 박씨와 연결시켜준 전모씨(37)를 살인교사 혐의로 수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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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김사장이 지난해 12월 ㈜엔비로와 같은 새로운 축산폐수처리 벤처기업을 설립하자 김사장과 회사의 공동명의로 돼있는 축산폐수처리 특허권이 빠져나가면 회사가 문을 닫을 것을 우려, 1월 중순 전씨를 통해 박씨에게 6200만원을 건네고 살해를 부탁한 혐의다.

박씨와 윤씨 등은 돈을 나눠가진 뒤 유씨가 지목해준 김사장을 미행하다 살해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엔비로는 25억원대의 투자자금을 모아왔으나 추진했던 호주의 모 지방정부 및 국내 D그룹 등과의 축산폐수처리 공장 설립계약건이 지지부진해지면서 회사간부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씨가 회사지분이 없는 데다 청부살해 대가로 건넨 돈의 출처도 불분명해 다른 회사 고위간부의 관련여부를 수사중이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