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풀코스를 완주한 정동숙(41·마포소방서 소방교), 윤복현씨(41·동작소방서 소방교)와 하프코스를 뛴 최규태씨(41·마포소방서 소방장). 이들은 결승점을 통과한 뒤 “국내 최고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동아마라톤에 참가해 완주한 것이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럽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들은 특히 전날 당직근무로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한 힘든 상황에서 참가, 무사히 레이스를 마쳐 동료들의 힘찬 격려를 받았다.
소속과 임무가 다른 세 사람이 인연을 맺은 것은 순전히 마라톤 덕분. 저마다 검도, 축구 등 각기 다른 운동에 열성이던 이들은 5년 전 같은 마라톤 클럽에 가입하면서 달리기에 흠뻑 빠졌다. 이날 동아마라톤에 세번째로 참가, 3시간 9분대에 완주한 정씨는 이들 중 ‘마라톤 최고참’으로 그동안 풀코스만 15차례나 완주한 경력이 있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 몸을 괴롭히던 당뇨, 고혈압도 싹 가시고 감기 한번 앓지 않았죠. 제 인생이 바뀐 겁니다.” 정씨는 이번 대회에 대비해 매일 25㎞씩 남산순환도로를 달리며 지구력을 키운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4년 전 마라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윤씨도 풀코스만 11차례 완주한 ‘베테랑’. 그도 매일 출퇴근 전후 10㎞씩 달리며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탓에 이날 3시간 25분대로 풀코스를 마쳤다. 윤씨는 “특히 IMF사태 이후 집안이 어려워져 힘들었던 순간들을 마라톤을 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마라톤 대회에 처음 참가해 1시간 50분만에 하프코스를 끝낸 최씨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시민들의 아낌없는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다음 목표는 풀코스 완주”라고 의욕을 보였다.<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