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보재정 파탄]이총재 "대안가진 야당모습 보여주자"

  • 입력 2001년 3월 21일 18시 3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1일 총재단회의에서 건강보험 재정파탄문제와 관련해 “이런 때일수록 고소해 하거나 혼란에 빠져 있는 정부여당 탓만 할 게 아니라 대안을 가진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여러 차례 대안제시를 강조했다.

이총재는 또 “교육이민 문제만 하더라도 2년 후 한나라당이 집권해 새로운 희망을 주리라는 확신만 있다면 이민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제1당인 야당으로서 우리도 반성할 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건강보험 재정파탄을 비롯한 국정 난맥상에 대한 비판여론이 당장은 정부 여당에 집중돼 있지만, 야당도 뭔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도 않은 채 이번 사태를 정쟁의 호재로만 여긴다면 곧 호된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총재의 기본인식인 듯하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 총재단회의 브리핑에서 “국고보조를 늘리자거나 보험료를 올리자는 것은 당장 1, 2년은 버틸 수 있는 방안이 되겠지만 위험하고도 섣부른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며 항구적 해결책을 강조하고 이 같은 인식에 바탕하고 있다.

또 당 정책실무진이 건강보험 재정적자 해소방안으로 △진료비 총액을 의료기관과 건강보험공단이 계약해 그 범위 안에서만 진료행위가 이뤄지도록 하는 총액진료예산제 △질병 종류마다 진료비를 결정하는 포괄수가제 △소액(1만원 이하)진료 전액 본인부담제 도입 등을 마련했다가 곧 백지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권대변인은 “대안 제시를 위해서는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많은 자료가 필요한데 정부가 그러한 자료를 주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대책을 내놓긴 내놔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고민의 표출로 보인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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