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사들이 문제다"…부당청구 감시강화 촉구

  • 입력 2001년 3월 23일 18시 36분


민주당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이 23일 의보재정 파탄의 책임을 의사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서 찾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당 4역회의 결과를 브리핑한 후 의사들의 모럴 해저드를 지적하면서 “국민은 의보재정이 4조원이나 부족한데도 의사들의 수입이 늘어났다는 데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의료계) 자정(自淨)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의약계의 고통분담’을 강조하면서 의사들의 과잉투약, 부당청구, 담합을 감시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능과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당 관계자들도 같은 문제제기를 했다. 이들은 “언론이 왜 (의약계의) 모럴 해저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 걸음 더 나가 “(건강보험 재정은) 태생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위기가 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네 탓 내 탓을 따지기보다는 수습이 중요하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자세를 낮추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의사들은 즉각 반박했다. 성균관대 의대 정신과 김이영(金二泳)교수는 “책임 소재 규명과 처리도 얼렁뚱땅 여론몰이식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의약분업 후 수조원의 돈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진 뒤, 의료계가 책임질 게 있다면 그 때 의료계를 비난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정부측 잘못이 명백히 드러나자 (여권은) 해묵은 경찰수사 결과를 핑계로 의약계를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몰려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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