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화재 피해 윤락녀 기자회견 갖고 도움 호소

  • 입력 2001년 3월 23일 18시 36분


윤락녀들이 23일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14일 발생한 부산 서구 충무동 속칭 완월동 여관(제일장) 화재사건으로 피해를 본 윤락녀 4명은 이날 오전 부산 ‘여성의 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회 각계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들은 제일장에서 윤락행위 한 차례에 15만∼20만원씩을 받아 한달 평균 7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것.

그러나 방값 230만원, 식대 30만원, 빚(평균 1000만원)에 대한 이자 50만원, 청소비 20만원, 손님 접대용 술값 30만원, 난방비 및 각종 잡비 30만원 등 명목으로 업주가 매월 400만∼500만원을 공제하기 때문에 이들이 실제로 받는 돈은 250여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자주 병치레를 하기 때문에 병원비와 약값이 수십만원씩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옷값도 만만치 않아 순수입은 매월 150만∼200만원이라는 것. 이들은 “윤락녀 생활을 그만두고 싶어도 업주에게 진 빚 때문에 착취를 당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몸에 화상을 입어 일을 계속할 수 없게된 동료 윤락녀 4명은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며 나머지 10여명은 여관방에서 합숙을 하며 끼니를 걱정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가진 윤락녀들은 전했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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