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국제공항 40년 '날개'접다…23일 송별회

  • 입력 2001년 3월 23일 18시 36분


‘아듀(Adieu), 김포국제공항.’

60년대초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외 관문’ 역할을 해왔던 김포국제공항이 23일 40년 국제공항 역사를 사실상 마감했다.

한국공항공단은 이날 오후 3시 공단 대강당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전하는 세관장 출입국관리사무소장 등 상주 기관장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 대표 50여명을 초청, ‘송별회’를 가졌다.

김건호(金建鎬) 공항공단이사장은 “김포공항은 50년대에는 서독으로 가는 광원과 간호사, 60년대에는 월남전 참전 용사, 70년대에는 중동으로 나가는 근로자, 80년대에는 아시아경기와 올림픽에 참가하는 외국 선수단, 90년대에는 해외 여행객 등 시대별로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찾은 역사적인 장소였다”고 회고했다.

조은경(趙恩慶) 항공사 운영위원회 회장은 “아침 뉴스에 오늘 퇴역하는 러시아 우주정거장인 ‘미르호’의 승무원들이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 마음과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착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우리나라 항공사(史) 자체이기도 한 김포공항에는 국력의 성장과 국민의 애환이 고스란히 서려 있다.

60년대의 경우 국제선이 1주일에 2, 3편뿐이어서 비행기를 놓치면 길게는 1주일이나 기다려야 했다.

70년대 들어서는 ‘넋을 잃은’ 여인들이 여객터미널에 죽치고 있는 일이 많았다. 해외여행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결혼을 약속하고 외국에 나간 애인이 돌아오지 않자 여객터미널에 나와서 무작정 기다렸던 것.

70년대 중반 들어서는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요원들의 위세가 김포공항을 압도했다. 중정 요원들이 경찰이나 상주 기관 직원들을 위압적인 자세로 다루고 심하게는 조사를 이유로 폭행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80년대 들어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80년 11월 대한항공 KE015편이 김포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에 불시착해 승객과 승무원 1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김포공항 역사상 가장 큰 사고였다. 86년 9월에는 공항 청사앞 휴지통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발생해 5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 사건은 아직도 미제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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