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7시50분경 서울 구로구 대림3동 지하철 2호선 대림역에서 서울 관악소방서 신림파출소 소속 채희수(蔡熙秀·38) 소방교가 여대생 홍모씨(22)에게 행패를 부리는 노숙자 김모씨(34)를 붙잡아 경찰에 넘기려다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채씨는 이날 출근을 위해 신도림역에서 전동차를 탔다가 김씨가 몸을 부딪혀 놓고도 사과하지 않는다 는 이유로 홍씨의 뺨을 때리는 것을 보고 이를 제지했다. 그러나 김씨는 계속 홍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행패를 부렸다.
채씨는 다음역인 대림역에서 김씨를 끌어내렸다. 역무원실 부근에 이르렀을 때 김씨는 갑자기 점퍼 안주머니에서 15cm 길이의 과도를 꺼내 채씨의 가슴을 2차례 찌르고 달아났다. 채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눈을 감고 말았다. 김씨는 주위 시민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채씨의 동료 이정일(39) 소방교는 채소방교는 평소 의협심과 봉사정신이 남달리 강해 동료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고 말했다. 채씨는 4년전 이발사 자격증을 딴 뒤 비번날마다 동네 노인정에서 노인들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주기도 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남은 가족은 부인 박모씨(32)와 1남1녀.
한편 25일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씨는 건설인부로 일하다 3년전부터 노숙자생활을 해왔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