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측은 25일 밤 공항 내 각 시스템간 연결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시스템 운영의 오류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개항 후 혼란을 막기 위해 시스템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은 고가의 첨단장비를 구입해놓고도 준비 부족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인천공항에서 실시된 아시아나항공의 종합 점검 리허설에서 여러 항공사가 공동으로 짐을 체크인할 수 있는 공용 사용자 시스템(CUS·Common User System)과 항공기 이착륙 정보를 제공하는 운항정보시스템(FIS·Flight Information System)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다운돼 체크인카운터 단말기가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아시아나측은 수하물에 붙이는 꼬리표(Tag)를 직원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써서 붙이는 ‘수기(手記)시스템’으로 전환했으나 수하물을 제때 처리할 수 없었다.
이날 오류는 종합시험운영 체계로 전환한 지난달 27일의 수하물처리시스템(BHS) 자동분류장치 오류, 이달 16, 20, 23일의 CUS에러에 이어 다섯번째 발생한 것으로 인천공항의 시스템 불안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특히 수하물 꼬리표를 수동으로 발행하는 준자동시스템(Fall Back)으로도 즉시 전환이 되지 않아 CUS가 다운될 경우 비상시스템 운영에도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인천공항은 개항 후 1주일간은 전면적으로 준자동 시스템으로 구동하고 이후 3주 동안에는 매일 마지막으로 출발하는 항공기를 대상으로 자동 체크인 시스템을 적용, 오류를 고친 다음 자동 시스템으로 전환키로 했다.
그러나 개항을 불과 4일 앞둔 25일까지도 그동안 수차례 발생한 시스템 오류에 대한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초 계획한 전자동화 시스템이 언제 정상화될지 미지수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준자동화 체제로 간다고는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준자동화 체제에서는 수하물 적재장소가 담긴 꼬리표 1개를 추가로 붙이는 시간이 10∼20초 더 걸릴 뿐 승객들은 아무런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