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의학자 첫 하은생물학상 수상 이한일 연대의대교수

  • 입력 2001년 3월 29일 18시 36분


“깔따구는 모기보다 수만배 많고 각종 알레르기질환을 일으키는 의용(醫用)곤충인데 하루살이나 모기로 잘못 알려져 안타깝습니다.”

의학자론 처음으로 제30회 하은생물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연세대 의대 열대의학연구소 이한일(李漢一·64) 교수는 “남은 삶을 300여종으로 추정되는 국내 깔따구 연구에 전념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생물학자들에게 주어지는 이 상을 이 교수가 받은 것은 한국에 ‘의용곤충학’을 뿌리내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의용곤충은 인간에게 질병 등 보건상 문제를 일으키는 곤충으로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을 옮기는 모기가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59년 보건사회부(보건복지부의 전신) 말라리아근절사업단 곤충조사반장을 맡아 어떤 모기가 말라리아를 일으키는지 연구하면서 의용곤충학과 인연을 맺었다”면서 “참고할 자료를 찾으러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을 수십 차례 방문하다 악성 말라리아에 걸려 고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65년 50여종의 모기 가운데 ‘중국얼룩날개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긴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개가를 거뒀다. 60년부터 10여년간 매년 3000∼6000명의 환자가 발생한 일본 뇌염을 ‘작은빨간집모기’가 옮기고 86년부터 발생해 매년 4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쓰쓰가무시병의 매개체가 들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임을 밝힌 것도 이 교수의 업적이다. 시상식은 31일 오후 3시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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