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자론 처음으로 제30회 하은생물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연세대 의대 열대의학연구소 이한일(李漢一·64) 교수는 “남은 삶을 300여종으로 추정되는 국내 깔따구 연구에 전념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생물학자들에게 주어지는 이 상을 이 교수가 받은 것은 한국에 ‘의용곤충학’을 뿌리내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의용곤충은 인간에게 질병 등 보건상 문제를 일으키는 곤충으로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을 옮기는 모기가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59년 보건사회부(보건복지부의 전신) 말라리아근절사업단 곤충조사반장을 맡아 어떤 모기가 말라리아를 일으키는지 연구하면서 의용곤충학과 인연을 맺었다”면서 “참고할 자료를 찾으러 필리핀 등 동남아지역을 수십 차례 방문하다 악성 말라리아에 걸려 고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65년 50여종의 모기 가운데 ‘중국얼룩날개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긴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개가를 거뒀다. 60년부터 10여년간 매년 3000∼6000명의 환자가 발생한 일본 뇌염을 ‘작은빨간집모기’가 옮기고 86년부터 발생해 매년 4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쓰쓰가무시병의 매개체가 들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임을 밝힌 것도 이 교수의 업적이다. 시상식은 31일 오후 3시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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