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장관은 변호인 신문을 통해 “평균 배점 방식은 점수가 같을 경우 사업자를 추첨하는 등 정부에 아무런 정책이 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고 투명성도 보장할 수 없었다”며 “1차 서류심사를 통해 삼성과 현대의 컨소시엄인 에버넷과 LG텔레콤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청문 심사의 배점 방식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장관은 이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과 청문심사 배점 방식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에게 사전 보고했으며 김 전대통령도 선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한 판사가 “청문심사 직전 심사위원들에게 우리나라 기업의 경제력 집중의 폐해를 지적하고 기업 경영의 도덕성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묻자 이 전장관은 “당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사정에 대한 설명이었지 특정업체를 배제하라는 말은 아니었다”고 대답했다.
이 전장관은 이날 오전 10시경 대검 중수부 수사관 2, 3명에 둘러싸여 서울지법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계속된 조사로 피곤한 듯 입을 굳게 다문 채 곧바로 입정했다.
<신석호·이정은기자>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