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찾기 위해 60대 할머니 자살

  • 입력 2001년 4월 2일 22시 57분


언론에 자신의 자살소식이 전해지면 가출한 외손자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60대 할머니가 보도를 부탁하는 유서를 남긴 채 목을 매 숨졌다. 2일 오전 10시경 부산 동구 초량동 B여관 201호에서 조모씨(63·여·부산 수영구 광안동)가 문고리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여관 주인 강모씨(53·여)가 발견했다.

객실 바닥에는 “기자님, 우리 손자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이 사건을 보도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유서와 외손자 손모군(18·J고 2년)의 사진 1장이 놓여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조씨는 손군을 출산한 직후 이혼한 딸 양모씨(40) 모자와 18년간 함께 살아왔으며 양씨가 직장에 다녀 손군을 어릴 때부터 직접 키워왔다.

조씨는 지난해 12월 인문계 고교에서 성적이 중상위권이던 손군이 갑자기 가출하자 “빨리 찾아서 꼭 대학에 보내야 한다”며 손군을 찾아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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